고신언론사 사장 최정기 목사 :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쁘신 분들을 한 자리에서 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. 그 만큼 이 자리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. 연초부터 이 자리를 만들어보려 했는데 다들 바쁘셔서 이제야 성사된 것 같습니다. 바쁘신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주신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.
오늘 좌담회는 부산의 교계 연합기관을 대표하는 세 분을 모시고, 부산교계의 연합기관과 활동, 부산교계의 이슈, 고신교회의 역할에 대해 나눠보고자 합니다.
부산이 교단의 중심인데 부산 교계 연합기관 세 곳의 대표를 고신 목사님들이 동시에 맡게 된 것 자체가 수년 내에는 다시없을 일일텐데요. 먼저 한 분씩 간단하게 인사 말씀을 부탁드립니다.
부산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 유연수 목사 : 부산성시화운동부(성시화) 본부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. 성시화운동본부는 올해 설립 21년을 맞았습니다. 처음부터 동참해서 여러 일들을 맡아하다가 부족하지만 가장 큰 책임을 지는 본부장을 맡게 됐습니다. 임기는 2년입니다.
연합운동을 하면서 교단도 이미 하나지만, 더욱더 하나가 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. 교회들마다 마음을 합쳐서 교단적으로 하나가 되면 이 어려운 시국을 잘 이겨내고, 고신정신을 높이 드러내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.
부산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문훈 목사 : 사실 잘 모르고 있다가 옥수석 목사님이 교단 안배 순번에 의해 대표회장이 될 차례였는데 당시 옥 목사님이 사양하시고 고신 측에서 맡을 사람을 찾다보니까 제가 얼떨결에 부산기독교총연합회(부기총) 대표회장을 맡게 됐고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. 다른 분들은 임기가 많이 남아 있는데 저는 벌써 1년 임기를 다 채우고 물러날 때가 돼 갑니다.
부산은 부기총이 부산 교계를 대표하고, 성시화가 사역을 잘하고, 부산교계의 어른들이 부산교회총연합회(부교총)에 계시면서 각자 역할을 잘 감당해 가고 있습니다.
부산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 김경헌 목사 : 부교총 부기총으로 만들어진 것은 이상적이지 않습니다. 한국교회로 보았을 때 똑같진 않지만, 한기총, 한교총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. 하나로 잘 가고 있었는데 원치 않게 나뉘게 됐고, 고신이 그 나뉘는 원흉처럼 역할을 했습니다. 고신이 저질렀으니 고신에서 해결하라는 말에 떠밀려서 대표회장을 2년째 하고 있습니다.
말은 부산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이지만, 어떻든 부산교회를 하나로 만드는 게 제 역할이지 않나 싶습니다. 부산교회가 하나 되면 저는 언제든지 사라져야 할 소모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.
최정기 목사 : 세 분의 인사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. 이번에는 세 기관의 활동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.
김문훈 목사 : 명실공히 부산을 대표하는 기관이 부기총입니다. 역사적으로 근 50여 년째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습니다.
부기총의 활동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. 부활절 연합행사와 이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한 광복동 크리스마스트리 축제입니다.
부활절 연합예배와 크리스마스트리축제는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돼서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될 줄 압니다.
여담이 되겠지만 대표회장으로 활동해보니까 연합을 강조할 필요는 없겠구나 싶습니다. 세 기관이 성격이 너무 분명합니다. 부기총은 부산의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, 성시화는 성시화만이 할 일이 있고, 부교총은 부교총이 없으면 원로들이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. 굳이 기관들을 두드려 합칠 필요 없이 세 기관이 맡은 바 역할을 잘 감당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.
김경헌 목사 : 제가 볼 때는 근본적으로 부기총과 부교총이 합쳐야 합니다. 둘이 있을 때 아무도 모르게 합당한다고 선포하고 내려앉으면 바로 하나가 됩니다.
유연수 목사 : 성시화는 부기총과 부교총과는 하는 일이 다릅니다. 크리스마스트리축제도 원래는 성시화에서 시작했습니다. 그러다가 이 일은 부기총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여겨서 부기총으로 넘기고, 우리는 ‘부산사랑실천운동본부’로 정도로 여기면서 부산 복음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.
우리 셋이 모여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. 부교총은 김경헌 목사님이 결단하면 모든 게 다 됩니다. 그런데 부기총은 다른 목소리들이 많아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. 아직 부교총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게 현실이고, 그 때문에 김문훈 목사님이 어려움도 겪었던 것으로 압니다.
최정기 목사 : 세 기관에 대해 잘 알게 된 것 같습니다. 세 분이 연합기관 대표로 활동하시면서 특히 코로나19로 연합활동에 애로사항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. 코로나19 상황에서 특별했던 활동이 있으셨는지요? 한두 가지 사례를 통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.
김문훈 목사 : 코로나 때 활동은 부기총도 함께했던 활동인데, 성시화에서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.
유연수 목사 : 성시화에서는 코로나 때 어려운 교회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. 어려운 목회자들이 힘을 내도록 해보자고 규모 있는 교회들을 중심으로 ‘힘내라 부산교회’라는 행사를 6월에 개최했습니다.
미자립교회100개 교회를 교단별로 나눠서 초청해서 선물과 1개 교회당 40~50만원씩 돌아가도록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.
특별히 행사 30분 전에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다 오셔서 미자립교회 목사님들이 오실 때마다 문 앞에서 인사를 드리고 그분들을 격려했습니다. “연합회 행사에서 이런 것 못 느껴봤다.”고 오신 분들 모두가 감격한 행사였습니다. 다들 너무 좋았다고 인사도 많이 받았습니다.
이렇게 성시화는 코로나19로 어렵더라도 모두가 힘을 낼 수 있도록 돕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.
김경헌 목사 : 코로나19를 대하며 마음이 착잡합니다. 제 생각에 코로나19에 대해서 기준을 못 잡은 것은 고신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. 코로나19가 터지자마자 고신이 발 빠르게 영상예배를 끄집어냈습니다.
나중에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, 고신이 신사참배반대운동이라는 아름다운 이름과는 반대로 부끄러운 이름으로 코로나 참배교단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. 고신이 먼저 아무 검증 없이 영상예배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다 받아들였습니다. 그래서 고신에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.
부산은 잘 된 것 같습니다. 부기총은 정부에 대해서 강공책으로 나갔고, 부교총은 조금 온건책으로 나갔습니다. ‘부교총은 뭐하노?’할 정도로요. 그러나 부교총은 실제적으로는 물밑에서 틀어나가서 정부와 계속 조율을 해나갔습니다. 어른들이 많다보니까 그런 쪽으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.
유연수 목사 : 부산시장이 바뀌고 나서는 교회와 부산시가 협력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. 시장님께서 교회 입장을 많이 생각해주시는 것 같습니다.
김문훈 목사 : 초창기에 거리 두기 4단계에 서울은 현장예배 참석 인원이 방송을 위한 필수인원으로 제한될 때도 부산은 예배 참석 인원을 20%로 유지했습니다. 그게 다른 도시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.
사실 지금에서야 밝힐 수 있지만, 당시 유연수 목사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.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.
유연수 목사 : 당시 부산의 원로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여러 경로로 역할을 잘 감당해주신 것 같습니다. 부산교계가 그동안 지혜롭게 관과 협력해온 좋은 관계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.
최정기 목사 : 코로나 시대, 아무래도 부산 교계의 최우선 이슈는 코로나 대응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, 지면에서 다 밝힐 수는 없겠지만 오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니 부산의 교계, 또 세분이 예배를 지키기 위해 많은 애를 쓰신 것을 알게 됐습니다.
부산 교계 하면 2007년 어웨이크닝 부산이 떠오릅니다. 전국교회에 희망을 안겨줬던 큰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.
고신교회가 부산교회의 희망이 되고, 그 희망을 통해 한국교회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들이 있을까요?
유연수 목사 : 본부장이 되면서 기도집회를 크게 하려고 했습니다. 2년을 준비해서 해운대 백사장을 잡아서 부산에 영적 바람을 일으키려고 했었습니다.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완전히 뒤로 미룬 형편입니다.
부산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흥한 도시입니다. 몇 년 전 성시화에서 부산의 모든 교회를 다 찾아가서 통계를 냈습니다.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. 부산에서 실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 부산 인구의 11.5%로 나타났습니다. 원인으로 부산교회가 모두 함께했던 대형집회들이 꼽혔습니다.
‘고신’하면 말씀과 기도입니다. 하나님께서 부산의 교회를 우리 고신교회에, 고신목사에게 맡기셨다고 봅니다. 그래서 고신교회가 말씀과 기도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
김문훈 목사 : 역사적으로 부산이 중요합니다. 4.19, 부마항쟁, 6.25때도 부산만 남았었습니다. 항상 부산이었습니다. 영적으로도 불을 지필 때 밑불이 잘 붙어야 합니다. 영적으로 부산이 밑불입니다. 고신의 핵심도 부산이었습니다.
전국 17개 광역시와 226개 시군구 가운데 성시화가 잘 되는 곳이 부산밖에 없습니다. 성시화의 롤모델이 부산입니다.
외부 집회를 다녀보면, 부산만큼 화목이 잘 되고, 대형교회들이 갈등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. 가장 연합이 잘되는 곳이 부산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.
김경헌 목사 : 고신교회의 태동이 부산이고 영남권입니다. 그런데 그동안 우리에게 부산과 영남권에 대한 책임감이 많이 부족했다고 봅니다. 영적인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.
세계적으로도 ‘고신’하면 부산이었습니다. 세계적으로도 한 지역을 한 교회가 아우른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없는 일입니다. 고신이 부산 영남권의 주축처럼 있었던 데 반해, 부산 영남권에 대한 책임감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.
예로 들자면, 고신이 부산 영남권에서 안심하고 갈 수 있는 기도원 하나 만들지 못했습니다. 고신이 안심하고 갈 수 있는 기도원을 만들었다면, 무분별한 영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.
하나님께서 고신교회를 부산지역의 장자로 세워주셨습니다. 형님이라고 큰소리만 치지 말고, 동생들을 책임져야 합니다.
최정기 목사 : 부산지역에 대한 고신교회의 책임, 뜨겁게 받아들여집니다.
고신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. 부산지역 교계 연합기관 대표로 ‘제71회 고신총회가 이런 총회가 됐으면 좋겠다’는 덕담 한 마디씩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.
유연수 목사 : 총회에서 중요한 일이 일꾼을 세우는 일입니다. 부족한 사람이지만 연합회 활동을 많이 하고, 총회에서도 이곳저곳을 섬겨왔습니다. 그러면서 느낀 것이 일꾼의 중요성입니다. 이번 총회는 일할 수 있는 일꾼들이 세움받는 총회가 됐으면 합니다.
나중에라도 ‘왜 그 사람을 뽑았을꼬?’하는 총회가 되어선 안 되겠습니다. 또 제71회 총회를 거치면서 고신교회가 ‘코로나 시대에 고신교회의 존재 의의가 뭘까?’ 다시 한번 자리매김하는 그런 총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.
김경헌 목사 : ‘영상예배는 예배가 아니다’라고 고신이 용감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. 본질로, 말씀으로, 원칙으로 돌아가야지, 당장의 어떤 이유로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.
말씀이라는 바른 기준을 갖고, 고신 정신이라는 바른 기준을 갖고 예배가 흔들리는 시대에 예배에 대해 올바른 목소리를 발해야 합니다.
코로나19가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습니다.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,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경고의 말씀을 깨닫고,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그런 총회가 되기를 바랍니다.
김문훈 목사 : 한국의 대형교회 목사 중 80%가 보수라고 합니다. 그 분들이 4.13 총선이 끝나고 깜짝 놀랐습니다. 목사님들이 다 보수고, 교인들이 다 보수라 보수 측이 이길 줄 알았는데 참패를 했습니다. 목사님들이 민심을 못 읽어낸 것입니다.
코로나 이후에 일선 목회자들이 혼란을 겪으리라 봅니다. 예배지침은 간 곳 없고 방역지침에 교회들이 휘둘렸기 때문입니다. 고신교회도 예외 없이 목회자도 성도들도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.
제71회 총회가 교회의 혼란스러움을 질책하지 말고, 성도들의 혼란스러운 민심을 잘 읽어내기 바랍니다. 그래서 고신교회가 가야할 길을 잘 정리해서 교회의 밑불을 잘 살려서 영적인 불길이 잘 타오르도??